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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 나이 60대 후반 입니다. 아직 현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새로운 인생의 이정표를 세우고 싶어 건축설비기사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나선 사람은 제 아내였습니다. "그 나이에 일하면서 그 어려운 공부를 왜 사서 하느냐", "건강 해치면 어쩌려고 그러냐"며 매몰차게 만류하더군요. 늘어나는 흰머리와 퇴근 후 돋보기를 쓰고 끙끙대는 제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아내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남편 건강을 걱정하는 아내의 당연한 마음이었지만, 제게는 이것이 인생의 마지막 자존심이 걸린 도전이었습니다.
솔직히 직장 일과 병행하는 공부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숨이 턱 막히는 일입니다. 저 역시 세 번이나 연이어 실기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는 아내 말대로 여기서 그만둬야 하나 싶었습니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아파트 독서실 구석 자리에 앉아 있으면 "내 나이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고생을 하나" 싶어 서글픈 눈물이 핑 돌기도 했습니다. 노안이 온 눈으로 한솔아카데미 교재의 빽빽한 도면을 들여다보고, 공기조화와 위생설비의 복잡한 SI 단위 변환 공식을 외우는 것은 매 순간이 처절한 한계와의 싸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서면 저 자신에게도, 남편 건강을 걱정하며 밤마다 거실 불을 켜두고 기다리던 아내에게도 미안한 일이 될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지칠 때마다 곁에서 말없이 암묵적으로 배려해 주고 응원해 준 직장 동료들의 덕분이라는 생각이 가슴 깊이 남았습니다. 고령의 나이에 시험을 준비하는 선배를 위해, 동료들은 생색 한번 내지 않고 제가 오롯이 공부에만 몰입할 수 있는 조용한 사무실 환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행여나 제 집중이 깨질까 봐 자신들의 휴대폰을 전부 무음으로 바꾸고 조심스럽게 행동해 주던 그 고마운 마음들과 암묵적인 신뢰를 결코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사전오기(四顚五起)의 각오로 마지막 네 번째 도전을 결심한 뒤, 저는 삶의 모든 순간을 공부에 맞추기 위해 눈물겨운 결단을 내렸습니다.
우선 취미생활로 그토록 좋아하던 전자색소폰 연주 연습도 잠시 접어두었습니다. 손때 묻은 악기를 케이스에 깊숙이 집어넣을 때 마음이 참 헛헛했지만, 자격증을 따기 전에는 절대 꺼내지 않겠다고 스스로 독하게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직장인에게 턱없이 부족한 공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제 하루를 분초 단위로 쪼개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이른 아침, 저는 매일 남들보다 1시간 일찍 회사로 향했습니다. 어두컴컴한 사무실에 홀로 불을 켜고 앉아, 차가운 정적 속에서 오롯이 나만의 공부 시간을 가졌습니다. 피로가 가시지 않아 눈꺼풀이 무거울 때면 찬물로 세수를 해가며 한솔아카데미 교재를 펼쳤습니다. 그 새벽 1시간의 고독한 사투는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제 자산이 되었습니다.
일과 중에도 자투리 시간을 목숨처럼 아꼈습니다. 직접 자가용을 운전하며 출퇴근하는 길, 붉은 신호등이 켜지고 차가 멈춰 서는 그 짧은 신호대기 시간마다 운전대 옆에 둔 휴대폰 속 해설집 문장들을 필사적으로 눈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차가 다시 움직이는 동안 그 공식과 이론을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되뇌었습니다. 회사 점심시간 30분 동안은 무조건 책상에 앉아 오답 노트를 복기했고, 현장 쉬는 시간에도 스마트폰 인강을 귀에 꽂고 살았습니다.
무엇보다 한솔아카데미 인강 조성안 교수님께서 늘 강조하시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공부는 눈과 머리로만 하는 게 아니라 손으로 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가르침을 뼈에 새기고, 퇴근 후 아파트 독서실에 앉아 눈으로 대충 넘기던 습관을 완전히 버렸습니다. 두꺼운 학습노트 3권을 새까맣게 채우고, 제트스트림 볼펜심 5개가 다 닳아 껍데기만 남을 때까지 쓰고 또 썼습니다. 노안 때문에 흐릿해지는 눈을 비벼가며, 손가락 마디마디가 저려오고 굳은살이 박여도 공식 하나 단위 하나를 연습장에 직접 손으로 쓰고 계산기를 두드렸습니다. 몸이 기억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문제를 풀어내려간 그 치열한 밤은 아파트 독서실 문이 닫히는 새벽 시간까지 매일같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네 번째 시험일, 시험지를 받아 든 순간 눈물이 울컥 쏟아질 뻔했습니다. 한솔아카데미에서 강조했던 유형들이 마법처럼 눈에 들어왔고, 매일 새벽 외롭게 두드렸던 손끝이 기억하는 대로 차분하게 단위까지 맞춰 적어 내려갔습니다.
합격자 발표 날, 큐넷 알림톡으로 '합격'을 확인한 순간 가장 먼저 아내와 내 일처럼 기뻐해 줄 직장 동료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무뚝뚝하게 합격증을 보여주니, 그동안 남편 건강 상할까 봐 속앓이를 했던 아내가 제 손을 잡고 펑펑 울더군요. 다음 날 회사에 출근했을 때, 늘 말없이 저를 지켜봐 주던 동료들이 마침내 환한 미소로 박수를 보내오며 축하해 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왔습니다. 3패 끝에 얻은 귀한 1승이자, 제 인생 가장 눈물겨운 승리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직장 생활의 피로와 계속되는 낙방으로 아파트 독서실 구석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계실 수험생분들에게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취미도 잠시 내려놓고 남들보다 1시간 일찍 새벽 불을 켤 만큼의 독한 간절함이 있다면 반드시 이뤄낼 수 있습니다. 주변의 **말없는 암묵적인 배려와 응원**을 원동력 삼아, 단 1~2분의 신호대기 시간마저 모으십시오. 그리고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다 쓴 볼펜심과 빽빽한 노장의 손끝이 증명하는 정공법뿐입니다. 직장인인 저도 이 든든한 동료들 덕분에 해냈습니다. 좋은 교재를 믿고 포기하지 않고 손으로 꾹꾹 눌러 담아 전진한다면, 다음 합격 톡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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